메타 스레드 DM: 락인 전략과 데이터 수집의 이면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기능은 표면적으로는 이용자 경험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광고와 데이터 수집 등 기업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메타가 스레드에 DM 기능을 도입한 사례를 통해 명제와 명제의도의 간극을 읽는 비판적 시선의 중요성을 짚는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마다 기업들은 빠짐없이 이용자 경험의 개선을 강조한다. 실제로 각종 공식 발표와 언론 인터뷰, 심지어 앱 내 팝업까지도 더 쉽고, 더 안전하고, 더 개방적인 소통을 약속한다. 이런 메시지는 이용자 입장에서 들으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플랫폼의 진짜 목적은 정말 이용자만을 위한 것일까? 업계 분석가와 저널리스트, 그리고 많은 현명한 이용자들은 이 질문 앞에서 늘 의심의 시선을 던진다. 최근 메타의 스레드(Threads) DM 기능 도입을 둘러싼 일련의 흐름은 이 문제를 다시금 곱씹게 한다. 표면에 드러난 명제와 실제 내포된 명제의도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기능 도입의 진짜 목적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는 거의 의례적으로 사용된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기업들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힌다”, “더욱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든다” 같은 상투적인 문구를 내세운다. 그러나 논리학적 관점에서 명제(proposition)란 참과 거짓을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진술이고, 명제의도는 그 명제가 실제로 겨냥하는 목적이나 숨은 동기를 뜻한다. 플랫폼이 내세우는 ‘이용자를 위한 변화’라는 명제는 과연 순수한 것일까? 역사적으로 볼 때, 플랫폼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마다 이용자 편의뿐 아니라 기업의 수익 구조와 데이터 생태계 확장이 동시에 진행되어 왔다. 실제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주요 플랫폼의 변화 이력에는 언제나 광고·데이터 전략이라는 본질적 의도가 뒤따른다.
메타 스레드 DM, 락인 전략의 사례
특히 2025년 6월, 메타는 스레드에 DM(Direct Message) 기능을 추가하면서도 모든 국가가 아닌, 홍콩·태국·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를 선택해 먼저 선보였다. 이는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파일럿 론칭’ 혹은 ‘리미티드 테스트’ 전략이다. 전 세계에 한꺼번에 오픈하지 않고, 특정 국가에서 이용자 반응, 기술적 문제, 실제 데이터 흐름 등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다. 이런 절차는 그 자체로 데이터의 정밀한 수집과 광고 전략의 사전 검증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실제로 이 파일럿 테스트 이후 약 3주 뒤, 7월 1일부터 DM 기능은 전 세계에 공식 적용됐다. 표면적으로는 “이용자 간 소통의 진보”라는 명분이 반복됐지만, 실제로는 이용자들이 플랫폼 내에서 더 오래 머무르고, 사적 대화 데이터까지 플랫폼이 분석·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DM 기능의 도입은 자연스럽게 플랫폼 락인(lock-in) 효과를 가져오고, 이는 곧 맞춤형 광고와 서비스 추천,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로 이어진다. 한마디로, DM은 더 ‘깊은 사적 공간’을 열어주는 동시에, 기업에는 더 방대한 이용자 맥락 데이터를 쌓게 해주는 기능이기도 하다.
표면 명제와 숨겨진 명제의도 읽기
논리학에서 명제와 명제의도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공식 명제’와 실제로 작동하는 ‘숨은 의도’가 따로 있다는 사실은 기업 활동 전반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스레드의 DM 기능만 봐도 그렇다. 명제는 “이용자 중심 소통 기능의 강화”이지만, 명제의도는 “플랫폼 락인, 데이터 수집, 광고 및 수익 모델 다변화”에 있다. 더구나, DM처럼 사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플랫폼을 떠나기 어렵게 만드는 힘이 있다. 친구와의 메시지가 쌓이고 대화 맥락이 플랫폼 내에 남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 서비스로 쉽게 이탈하기가 힘들어진다. 이처럼 명제와 명제의도 간의 간극은 기업이 공개하는 공식 메시지와 실제 전략적 움직임을 구분해서 읽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플랫폼 시대, 비판적 시선의 힘
이제 플랫폼 시대를 살아가는 이용자는 새로운 기능의 공지와 홍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슬로건과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뒤에는 반드시 기업의 전략과 이익 극대화 의도가 숨어 있다. 내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고, 내가 머무는 시간과 활동이 어떤 식으로 다시 내게 영향을 미치는지 끊임없이 묻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혁신은 늘 명제와 명제의도의 긴장 위에서 움직인다. 표면과 본질, 슬로건과 실제 데이터 수집, 이용자 편의와 광고 타겟팅의 경계 위에서 이용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팩트와 균형 잡힌 시선>뿐이다. 결국 표면을 넘어 본질을 보는 눈, 공식 명제와 숨겨진 명제의도를 함께 읽는 비판적 독해만이 오늘의 플랫폼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든든한 방패이자 나침반이 될 것이다.